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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s We Love] 도쿄 Tajima 유리공방 방문기
Posted on 5월 29일, 2014년
특유의 날렵함과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저희의 페이보릿 아이템이기도 한) Time&Style의 AYE와 YAE 유리컵. 제작하는 유리공방이 도쿄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예전부터 꼭 방문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그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날 방문의 출발지는 미나미아오야마에 위치한 Time&Style 샵. House Storage 가구를 메인으로 지하 매장에서는 테이블웨어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네즈뮤지엄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약 20분 가량 차를 타고 도착한 도쿄 동쪽의 에도가와구. 소박한 2층 건물이 바로 Tajima 유리공방입니다.
2층부터 견학(?)을 시작했습니다. 가운데 화로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배치된 작업 공간. 3명이 한 조를 이루며 5개 조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그야말로 치열한 현장의 모습입니다.
이곳의 모든 유리 제품은 마우스 블로잉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화로에서 말랑말랑한 상태의 유리를 적당량 떠내고, 조금씩 입으로 불어 모양을 만들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 하나 하나 굉장한 집중력과 숙련도를 요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화로의 열기와 ‘사람의 숨결’이 협업하여 가장 섬세한 제품을 만들어가는 모습. 잠시만 긴장의 끈을 늦추어도 제대로 된 제품이 탄생할 수 없기에 몰입의 무게감이 묵직했습니다. 동시에 오랜시간 손발을 맞추어온 이들의 능숙한 협업이 만들어내는 경쾌한 리듬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Time&Style에서 새롭게 출시될 와인잔의 시제품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1층의 작은 룸에서는 에도시대부터 이어져온 전통적인 방식의 커팅글라스를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사실 ‘Tajima 유리공방 사장님의 새로운 프로젝트’ 이기도 한데요, 기존의 숙련된 장인분들은 모두 고령으로 은퇴 시기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젊은 세대를 육성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아직은 작업 속도가 느리고 그만큼 생산성은 낮지만 전통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묵묵히 기다리는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과 왠지 모를 부러움을 함께 느꼈습니다.
바쁘게 작업중인 분들께 민폐를 끼치며 공방 견학을 마치고 사무실에서 몇가지 질문과 답변을 나누는 중입니다. 왼쪽이 Tajima 유리공방의 2대째인 현재의 사장님으로 이곳에서 가장 실력있는 장인이기도 합니다. 오른쪽은 오늘의 가이드+운전+통역까지 도맡아주신 Time&Style 대표님입니다. 저력있는 일본의 제작사들이 그러하듯, 이곳도 하나의 가업으로 대를 이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사장님이 2대째, 그리고 머리에 수건을 메고 열심히 땀흘리며 일을 배우고 있는, 사진 밖의 젊은이가 3대째입니다.
Tajima 유리공방은 가늘고 섬세한 스템(다리)의 유리잔 제작 기술로 명성을 얻었다고 합니다. 설립 초기에는 일본의 경제성장으로 호텔과 레스토랑 등 수요가 급성장하면서 유리제품 제작이 호황을 누렸습니다만, 이후 기계생산이 보편화되고 외국 호텔 체인이 늘어나면서 사업의 방향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핸드메이드’ 고유의 장점을 살리고 전통적인 제작 방식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대를 이어져 오면서 현재의 Tajima 유리 공방이, 그리고 AYE나 YAE 같은 제품이 존재하게 된 것이지요.
여러 대화를 나누었습니다만, 저희가 소개하고 있는 ‘AYE나 YAE와 같이 특별히 얇은 유리잔’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일본에서는 ‘두껍고 튼튼한 유리잔의 실용성’과 ‘얇고 섬세한 유리잔의 낭만(?!)’에 확실한 구분을 두고, 그 섬세함을 즐기는 문화가 존재하는 듯 합니다. 와인이나 맥주, 설령 시원한 물 한잔이더라도 각자가 좋아하는 음료를 즐기는 순간을 떠올려보니, 긴장을 늦추고 여유를 즐기거나 ,기운을 북돋아 힘을 내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더라구요. 그 정취를 살려주는 ‘잔’ 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소중한 도구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Time&Style에서 좀 더 세분화된 라인업을 갖춘 다양한 유리잔들을 곧 선보입니다. 이 날 저희가 살펴본 시제품들은 확실히 기대할만한 모습이었습니다.:)
평생 묵묵히 한가지 일에 정진해온 사람 특유의 평온한 표정으로 앞으로의 계획들을 이야기해주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좋은 제품들을 만들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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